날짜:2002/10/12 04:49    


캔디 케인
원제: Joy Ride

얼마 전에 친구랑 자유로를 타고 일산에 가는데 한 좌석버스가 승용차를 위협하는 장면이 눈앞에 펼쳐졌다. 승용차도 안 질려고 추월도 하고 피해보기도 하지만 결국 버스에게 못 당하고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. 고속도로와 같이 어느 정도 속도를 낼 수 있는 도로에서 버스나 트럭은 얼마나 위협적인가...

영화에서는 트럭운전자 너스티 네일의 얼굴을 잘 보여 주지 않는다. 사실 승용차의 운전자는 트럭운전자의 얼굴을 보기 힘드니까...그런 면에서는 너스티 네일이 누군지 모른다는 공포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던 것 같다. 인간이 아닌 잔인한 트럭 자체로 형상화시킬 수 있으니까...

계용묵의 수필 중 『구두』라는, 어떤 여자가 화자가 자신을 따라오는 줄 알고 계속 뒤도 돌아보고 빨리 걸어가기도 하는데 화자랑 가는 방향이 같아서 화자가 엉뚱한 오해를 산다는 내용의 이야기가 있다. 나는 이 이야기랑 좀 다르지만 비슷하게 장난을 가끔 치는데, 그것이 무엇이냐면 일부러 날 의심스럽게 보는 여학생을 쫓아가는 것이다.

그럴 땐 눈빛은 음흉하게, 발걸음소리는 또렷하게, 타겟은 짐이 좀 있거나 굽이 높은 신발을 신어 빨리 도망갈 수 없는 여학생으로... 날 치한이나 스토커로 보기 시작하면 짓궂게 쫓아가는 장난을 친다.

단순한 장난이지만 쫓아가는 것은 묘한 쾌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. 내가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된다는 것도 재밌기도 하고 계용묵처럼 어떤 오해에 대해 구차하게 변명할 생각도 없기도 하고...

뭐 지금까지 내가 놀래킨 몇몇 여학생들에게 영화에서처럼 심심한 사과를 남긴다...

그건 단지 장난이었어...장난? 재밌자너.


posted by Saruman